제주 사람들은 7월 14일 백중일에 무척 바쁘다. 이날 물맞이나 해수욕을 하면 신경통, 관절염, 허릿병과 겨울감기에 걸리지 않는등 만병에 이롭다고 믿어 물맞이 혹은 해수욕을 하러 가며, 농촌에서는 이 날 마늘을 심으면 올해 농사가 잘 된다 하여 마늘을 심는 농민들도 볼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일은 백중제를 지내는 것인데, 백중제란 지혜롭고 의로운 한 목동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한 제사인데,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는 잊어서는 안될 날이라고 합니다.
7월 14일은 제주 사람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옛날 제주도에 백중이라는 목동이 있었는데, 그는 마소에게 물을 먹이기 위해 매일같이 바닷가에 다녔는데, 평소와 다름없이 마소에게 물을 먹이고 있던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구름을 탄 옥황상제가 내려와 큰 소리로 바다를 향하여 “거북아!" 하며 거북이를 부르자, 잠시 후 아주 큰 거북이가 바다 위로 서서히 떠올랐다.
그러자 옥황상제는 "거북아, 오늘밤에 석 자 다섯 치의 비를 내리게 하고 바람과 비가 아주 많게 하라." 라고 거북이에게 명령하고는 유유히 하늘 위로 올라가 버렸다. 바위뒤에 숨어 이를 엿들은 백중은 석 자 다섯 치의 비와 폭풍이 내리치면 홍수가 날 것은 물론이고 가축이 모두 죽어버리고 곡식이 모두 망가져 농사를 망칠 것이 틀림없을것이라는 걱정이 들어 한가지 꾀를 내기로 하였다.

옥황상제가 하늘 위로 사라지자마자 그는 언덕위로 급히 올라가 옥황상제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거북을 불러내서 큰 소리로 "아까는 깜빡 잊어서 말을 잘못했다. 비는 다섯치만 내리게 하고 바람은 불지 않게 하라."라고 말하자 거북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 속으로 사라졌다.

큰 피해를 줄이고자 마을 사람들에게 이를 알렸는데 그 날 저녁에 백중의 말대로 석 자 다섯 치의 비는 내렸으나 바람은 불지 않아 큰 피해가 일어 나지 않았다. 그런데, 하늘에서 지켜본 옥황상제는 자신이 명령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크게 노하여 백중을 잡아오도록 하였는데, 백중은 옥황상제의 벌을 받느니 스스로 죽는 것이 낫다 생각하고 바다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고 말았다.

그날이 바로 7월 14일이었으며, 이러한 백중의 지혜로움과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 때문인지 그 해 대풍작이 되었다.
농민들은 그 후로부터 백중의 용기 덕분에 마을에 피해가 없고 풍작이 계속되는 것이라 믿고 그에 대한 은혜를 감사히 여겨 매년 그가 죽은 날인 7월 14일이면 제사를 지내어 그의 혼을 위로한다고 한다. 풍년을 기원하는 농민에게 있어서는 잊어서는 안될 귀중한 제사가 되어 버린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