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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이야기
대포마을은 토지가 다른 마을에 비하여 협소하고, 척박하여 농사가 잘 되지 않아서 가난하게 살아온 마을이었다.
그래서 이 마을 사람들은 주로 무명을 짜서 그것을 쌀로 바꿔다 먹고 살기 위하여 제주 섬안 곳곳을 누비며 다녀야만 했었다.
바로 그 시절. 이 대포마을 강씨 청년이 무명을 잔뜩 짊어지고 제주섬을 돌아다니다 동네 청년들이 거세다고 소문난 냇기(지금의 성산면 신풍리, 신천리와 표선면 하천리) 마을로 들어서게 되었다.
마침 눈앞에 ‘들음돌’이 있어 쉬어가려고 그 돌위에 앉았다.
들음돌이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길가에 놓아두는 둥그렇고 큰 바위돌로서,
큰 것을 동네에 놓아두면 반드시 그것을 들 수 있는 힘센 사람이 난다고 하고, 그것은 동네 힘의 상징물이어서 큰 돌음돌이 놓여 있으면 딴 동네 사람들이 감히 넘보지도 못하는 것이다.
그때 마침 냇기마을 한 청년이 바로 그 앞을 지나고 있었는데, 게세기로 유명한 이 마을 청년은 그냥 지나갈 리가 없었다.
강씨에게 이돌을 들어보라고 하면서 만약 이돌을 들지 못할 것 같으면 자신이 앉았던 자리를 혀로 핥으라고 하l였다.
어느새 주위에는 동네 청년들이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난감해진 강씨는 무명 진 채로 그 돌을 번쩍 들고서는,
옆에 있는 대밭으로 뻥 내던져 버렸다.
이 동네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도 겨우 들까 말까 하는 돌을 번쩍 들어올렸으니 그것을 지켜 보던 청년들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한번 강씨를 골려 줄 계책을 세웠는데,
언청이인 강씨한테 퉁소불기 시합을 하자고 하였다.
""강씨는 입장이 난감했다. 이러나 저러나 퉁소를 불지 않을 경우에는 무슨 소란이 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하는 수 없이 불기로 작심했다.
입술에 찢긴 부분을 무엇으로라도 막아야 할 판이었다. 강씨는 소피를 보고 와서 퉁소를 불겠다고 말해 두고 밖으로 얼른 나왔다. 마침 그 집 변소로 가는 길에 호박잎이 보였다. 그것을 얼른 뜯어내어 방으로 들어갔다. 찢긴 입술에 호박잎 조각을 턱 붙이고는 퉁소를 입에 물고는 불어나가기 시작했다.
"부우- 우, 응‥‥."
한숨에 열두 고비를 겪었던 것이다. 퉁소를 방바닥으로 퉁 내려 놓는 순간, 모든 청년들의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아이고, 선생님 어디 사십니까?"
"나 대포 마을에 살아요."
"당신 그런 힘에 그런 재주를 갖고 여기에 뭐하러 오셨습니까?"
"아, 이 무명을 지고 와서 양식이나 바꿔다 먹고 살려고 왔소."
"아, 그렇습니까. 선생님 내일 아침에 우리가 모두 나서서 이 무명을 쌀로 바꿔 드리겠으니, 여기 가만히 계십시오. 그리고 다음에 이곳으로 올 때는 꼭 우리들을 찾아 주십시오, 선생님으로 모시겠습니다."
이튿날, 강씨는 냇기마을 청년들이 모두 나서서 바꿔 준 쌀을 잔뜩 지고 집으로 돌아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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