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산에 돌이 많기 때문에 물은 산에서 쉽게 흘러내려 땅 밑으로 스며든다. 이 물이 땅 끝에 닿아 솟아오르고 이를 식수로 쓰기 위해 사람들은 근처에 촌락을 이룬다. 이렇게 형성된 집성촌이 바로 제주의 용수촌이다. 제주도의 촌락은 모두 땅 끝 바닷가에 위치했기 때문에 산자락에서 마을을 이루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인적도 드물었다. 사람의 왕래가 적었기 때문에 그 황폐화 정도가 적은 제주도의 산은 그 산세와 수목, 야생동물 등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귀포자연휴양림은 인공조림의 요소를 가능한 한 줄이고 제주도 산과 숲 그대로의 특징을 살려 쾌적한 휴양과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 최남단의 자연 휴양림이다. 해발고도 700m에 위치한 휴양림 내의 온도는 서귀포시내와 10°C 정도의 차이가 나는데 이로 인해 특히, 봄부터 가을까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질 좋은 삼림욕과 산책, 캠핑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서귀포 시내에서 자연휴양림까지는 자동차를 타고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산 아래에 도착한 후 휴양림까지 잘 닦여진 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우리나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여러가지 이국적인 수종들을 맘껏 구경할 수 있다. 또 도로가 굽어지는 곳곳마다 차를 세워 발밑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서귀포시가지와 바다 풍경을 내려다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휴양림 안으로 들어서면 사방이 온통 푸른 나무들로 가득하여 녹음이 짙다. 길 하나가 숲을 둥글게 돌아가며 나 있다. 신을 벗고 맨발로 길을 따라 걷다보면 향긋하고 시원한 내음이 코끝에 가득하다. 이 내음은 피톤치드라는 향기로 식물이 살균, 살충작용을 위해 내뿜는 것이고 사람이 이를 마시거나 피부에 접촉하면 심신이 맑아지고 건강에 좋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삼림욕이다.
숲의 곳곳에는 산막, 산림욕장, 캠프파이어장, 취사장, 오토캠프장 등의 시설물이 조성 되어 있다. 자연을 해치지 않기 위해 모든 시설물은 간편화했으며 시설의 전력은 자연광으로 처리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이 밖에 숲 한가운데 작은 계곡에는 큰 담이 있어 물이 가득 넘친다. 이 곳은 아이들의 물놀이터로 이용된다. 천연림인 이 곳은 각종 야생동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숲길을 걷다보면 종종 노루, 다람쥐 등과 마주치기도 하고 크낙새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각종 희귀화 종(花種)들이 가득하다. 숲을 돌아 전망대에 오르면 하늘에서 내려보듯이 올망졸망 서귀포시 가지와 탁 트인 태평양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곳 서귀포자연휴양림은 역사유적지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숲에는 제주도에서는 보기 드문 화전민 거주지의 흔적이 남아 있고 석기시대의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고인돌도 남아 있다. 고인돌 곁에는 오래전 사람의 힘으로 돌려 세워 놓은 삼각형 모양의 바위가 있다. 신기하게도 이 바위에 오르면 전망대에서 보듯 시가지와 먼 바다가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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